안녕하세요, 피스 팝(Peace Pop)의 사장이자, 평원동의 핑크빛 집착가입니다.
오픈 준비 과정을 통해 저희의 진심을 전해드렸다면, 오늘부터는 '시즌 2'의 막을 올리려 합니다. 바로 피스 팝의 첫 번째 시즌 한정 메뉴,
[피스 블라썸 라떼(Peace Blossom Latte)]의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이 한 잔이 나오기까지 제가 쏟아부은 30일간의 기록을 쉐프의 시선으로 가감 없이 공개합니다.

1. 질문의 시작: "봄의 평화(Peace)는 어떤 색일까?"
많은 카페가 봄이 되면 인공적인 딸기 시럽을 듬뿍 넣은 분홍색 음료를 쏟아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하고 느낀 철학은 달랐습니다. "자연에서 오지 않은 색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저는 평원동의 봄을 단지 예쁜 색으로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치악산의 차가운 바람을 견디고 피어난 꽃들의 생명력,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정온한 휴식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인공 색소가 아닌 '보태니컬(Botanical) 추출법'으로 피스 팝만의 핑크를 만들기로 말이죠.
2. 원주를 뒤져 찾아낸 '진짜 핑크'의 재료
가장 먼저 한 일은 원주 인근의 농가들을 수소문하는 것이었습니다. 핑크색을 내기 위해 제가 선택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바로 '유기농 비트'와 '식용 장미 꽃잎'입니다.
비트는 특유의 흙냄새가 강하지만, 저온 압착 방식으로 추출하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고 우아한 핑크빛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로컬 농가에서 정성껏 키운 식용 장미를 증류 방식으로 우려내어 향을 더했습니다.
첫 시음 때의 그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마치 핑크색 구름이 혀끝을 스치고 지나가는 듯한 은은한 꽃향기가
평원동 골목까지 퍼지는 기분이었거든요.
3. '에어룸(Heirloom) 원두'와 '핑크'의 충돌, 그리고 화해
가장 큰 난관은 커피와의 조화였습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에티오피아 에어룸 원두는 특유의 산미와 과일 향이 강합니다. 여기에 꽃향기가 더해지니 처음에는 맛이 너무 복잡해져 버렸습니다.
고집이 발동했습니다. 원두의 로스팅 포인트를 아주 미세하게 조정했습니다.
산미를 살짝 누르고 견과류의 고소함(Nutty)을 끌어올려, 장미의 우아한 향이 커피의 묵직한 바디감 위에서 춤을 출 수 있도록 밸런스를 잡았습니다. 우유 역시 일반 우유가 아닌, 유지방 함량이 높은 '저온 살균 우유'를 선택해 텍스처를 크리미하게 완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버려진 우유와 원두만 해도 수십 킬로그램에 달합니다. 하지만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피스 팝이니까요.
4. 시각적 완성: 24K 금박과 핑크 폼의 만남
맛이 완성된 후, 마지막으로 고민한 것은 'Pop(톡 터지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음료 상단에 올릴 크림 폼을 영하 2도의 환경에서 아주 조밀하게 휘핑했습니다. 마치 촘촘한 실크 같은 질감의 핑크 크림 폼을 얹고, 그 중앙에 피스 팝의 시그니처인 24K 식용 금박을 한 점 올렸습니다.
금박은 빛을 받을 때마다 영롱하게 반짝이며, "오늘 하루도 당신은 충분히 빛날 자격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차가운 폼과 따뜻한 헤를룸 라떼가 입안에서 섞일 때의 그 온도 차이, 그리고 코끝에 머무는 장미의 잔향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선 하나의 '미식 경험'이 됩니다.
5. 여러분의 피드백으로 완성하고 싶습니다
현재 레시피는 98% 완성되었습니다. 나머지 2%는 평원동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 "단맛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 "장미 향이 더 강했으면 해요."
이런 사소한 의견들이 모여 피스 팝의 시즌 메뉴가 완성됩니다. 이번 주말, 매장에서 이 '미완의 걸작'을 시음해 보실 분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평원동 자유시장길의 낡은 골목에 피어날 가장 화려한 핑크빛 기적, 피스 블라썸 라떼. 이 음료 한 잔이 여러분의 지친 일상에 작은 평화와 터지는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사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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